[EPL 3R] 맨유 : 왓포드

맨유의 경기가 박지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재밌는 것은 퍼거슨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눈과 귀를 (비록 야유지만) 동시에 즐겁게 만드는 로날도(호날도, 호나우두, 로날도… 도대체 표기해야 맞는걸까요 ㅠ.ㅠ)가 있기 때문이구요. 루니와 폴 스콜스가 있다면 즐거움이 배가 되겠지만, 그런것을 제쳐놓더라도 일단 볼잡으면 '공격앞으로!'를 외치는 듯한 기세는 보는 사람을 끓어오르게 하는 힘이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빅 클럽이니까 그 어떤 팀보다 선수들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도 TV를 지켜보는데 큰 도움이 되죠. 그런 의미에서 아스날, 리버풀의 경기도 재밌습니다만, 첼시는 좀…

오늘의 관전 포인트중 가장 기대가 되었던 부분은 마이클 캐릭의 선발 출전이었습니다. 공격수가 바뀐 부분은 사실 조직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만, 미드필더와 수비수, 특히 중앙성향의 수비 몫도 꽤 있는 미드필더를 바꾼다는 것은 전체 조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드라구요. 디디에 조코라가 토튼햄에서 보였던 버벅임으로 인해 중원이 왕창 엉켜들어가는것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토튼햄은 그러다 UEFA컵도 걱정됩니다.

여기에 플래쳐가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오셔가 오른쪽 윙백으로 가서 웨스 브라운과 스위치해가며 수비-공격을 했고, 두경기 연속 좋은 경기를 선보였던 에브라를 빼고 실베스트르를 왼쪽 윙백으로 놓았습니다. 이것은  왓포드의 핵심라인인 미드필더 애쉴리 영을 막자는 계산이었습니다. 여기에 공격진엔 솔샤르가 정말 오랜만에 선발출장해서 올드팬들의 마음을 두둥실 뜨게 했죠.

-----------사하-----------솔샤르!-------------
---------------------------------------------
-긱스 --------캐릭----------플래쳐-----로날도--
---------------------------------------------
-실베스트르---퍼디낸드------브라운-------오셔--

그러나 첫골은 생각하지도 못한 실베스트르가 넣었습니다! 하기야 지난 게임에서 플래쳐가 골 넣을 줄 예상했던 사람이 아무도 없던것과 비슷하죠. 이번 시즌 3경기 맨유의 느낌이 좋은것은 바로 전 선수에게서 골고루 골이 생산되고 있고, 골의 과정이 한사람에 의존하기 보다 조직력으로 생산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루트의 쏠림이 없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죠. 한때 루니의 팀으로 가고 있던 맨유의 걱정을 이번시즌에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놓은 퍼거슨 감독의 지략이 좋습니다. 여기에 어이없는 출장정기에 방바닥 긁고 있는 루니와 스콜스가 돌아오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폼을 보여줄 수 있을겁니다.

전반 중-종반으로 흐를때 사하의 몸놀림은 대단했습니다. 지금까지 반니스텔루이를 빼고 사하를 넣은것이 팀의 전반적으로 활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사하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와 공을 받고 다시 위로 올라가 활동량 + 뛰어난 무브먼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이것은 반니 이상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러나 한골넣고 업되었던 실베때문에 결국 애쉴리 영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왓포드에게 한골을 허용한 뒤에는 다들 움직임이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좋은 폼을 보이고 있는 로날도가 몇차례 개인기에 의한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맨유의 조직력으로 만들어졌던 여타의 골 모습과는 좀 차이가 있는지라 퍼거슨 감독도 화가 나는 상황이었고, 캐릭의 홀딩 - 패서로의 역할이 전반에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듯 했습니다.

다행이도 후반 왓포드의 실수를 긱스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켜 후반에 긱스 빼고 박지성 넣어야 한다는 ESPN의 장지현 해설위원을 뻘쭘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장지현 해설위원은 유명한 첼시빠라고 하죠. 풋볼 2.0 프리뷰 코너 할때 보면 장위원의 첼시사랑이 레이저처럼 발사될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ESPN의 해설위원 라인업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입니다. 박지성은 후반에 솔샤르와 교체되어 긱스와 교대하지 않을까 했던 장위원을 다시한번 무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뭐 해설자가 점쟁이 아닌다음에야 다 맞출수는 없는거죠. 박지성의 움직임은 여전히 좋았습니다. 박지성의 움직임을 활용한 공간창출에 이은 찬스가 맨유의 전술 중 하나로 자리잡는 듯 합니다. 3경기 다 박지성이 공간을 만들면 그쪽으로 계속 킬패스가 들어가는데 박지성도, 패스하는 사람도 조금씩 엇나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번만 맞아 들어가면 잘 물려들아가는 톱니바퀴가 될 것 같은데 조립이 완성되기도 전에 사용불가 판정 내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후반에는 마이클 캐릭의 경기 조율 능력 및 중거리슛도 약간 선보이며 캐릭의 활용도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끔 해주었고, 교체되어 나온 리차드슨은 약간의 객기와 특유의 훌륭한 스피드를 선보였습니다.

여튼, 3연승을 이어나갔다는게, 주요 공격자원의 컨디션이 아주 좋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만, 플래시라도 터진듯 잠시 넋나간 수비가 맨유의 트레이드마크 - 결정적인 약점으로 굳어지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습니다. 왓포드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종반에 무서운 기세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만 석패했습니다. 홈팬들의 응원도 대단해서 선수들의 기세와 같이 종반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맨유의 입장에서는 종반의 문제점을 잘 보완해야 될 것이고, 그것은 비디치, 에인세, 게리 네빌이 돌아오는 시점에서 잘 해결이 될 수 있을거라 봅니다.

그러면서 첼시의 3라운드 성적이 궁금해집니다 ㅋㅋㅋ


 

by jinst | 2006/08/27 16:01 | 유럽리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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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알마덕리 at 2006/08/28 05:06
전 Ronaldo - 호날두라고 씁니다만 ㅎㅎ
공격루트가 다양하다는게 가장 안심입니다. 전형적인 공격루트가 차단되어버리면 경기 절대 안풀리는 지난시즌 같은 일이 안일어날테니까..
솔직히 지난 시즌에는 전적으로..까진 아니라도 상당부분을 리트나 특히 '루날두'라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죠. 그래도 초반에는 잘나갔지만말입니다 ㄱ- 공격이 좀 안풀린다 싶으면 무조건 리트의 결정력에 모든걸 맡겨버리는 무책임한 중원 공돌림이 이번 시즌에는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리트가 이제 없으니 그런게 없겠지만..)
Commented by jinst at 2006/08/28 11:35
네네. 루이 사아가 너무 잘해서 이제 본야스키 소리 안들으려나요 ㅋㅋ. 반니가 아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그리울 때는 있습니다. 특히 박지성 인터뷰 관련해서 동영상 볼때 꼭 반니도 껴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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